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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가의 천년 맛을 담은 '간장게장'을 만나다. [1395]

2008.06.11 20:17

감히 게딱지를 아무나 손댈 수 있겠는가? 게딱지는 우리네 '아부지'만이 드셨던 음식이다. 맞다. 지금이야 사라졌지만, 음식에도 계급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던 음식이 바로 간장게장이다. 어찌되었던 간장게장은 귀한 음식이었고, 옛날에는 반가의 음식으로 귀하디 귀했던 음식이란다.

그 옛날 반가의 전통을 이어온 반가의 게장을 어디서나 맛볼 수 있을까?

경상북도 안동시 임동면 고천1동 고래골 양지마을에 있던 큰 양반 기와집을 [천년기둥 큰기와집]이라고 불렀었단다. 이 큰기와집은 유일하게 천년된 싸리나무 기둥으로 지어진 국보급의 양반가옥이었단다. 엄청나다! 천년된 싸리나무 기둥으로 지어진 집이라니?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은 물속에 잠겼단다.

이제 양반가 [천년기둥 큰기와집]은 대물림된 장맛을 통해서 상상으로나마 가늠할 수 있다. 양반가의 맥을 전승하고 있는 깊은 장맛이야말로 진정한 보약이라고 생각하며 청주 한씨 반가의 내림음식으로 정성을 다해 상을 차려 내린다는 [천년기둥 큰기와집], 대물림 장맛으로 간장게장을 만들어 식당에 손님들에게 내어놓는단다.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가격을 적어놓지 않는 메뉴판에 중요무형문화재제77호이봉주공방이라고 새겨진 유기접시가 범상치 않아 보였다.

바로 위의 사진은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전채로 올려진 네 가지 음식이다. 혀를 준비운동시키고 침을 고이게하며 입안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리는 데 적당했다.

상에 반찬이 올라 앉았다. 반가의 식사라고 크게 숨죽이며 기다렸건만, 반찬의 가짓수를 헤아리기에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상 외편에 자리잡은 게장만큼은 주변 모든 반찬을 압도하듯 반듯하게 자리잡았다.

이제 눈치볼 새도 없이 집중하게 된 반찬이 눈앞을 가득채웠다. 풍성한 맛이 코부터 향긋하게 자극을 보내면서 입속은 바싹달아 진수를 맛보려는 채비가 끝났다. 앞다리를 손잡이처럼 잡아들고 크게 한 입 물었을 때, 입속에 바다의 반이 통째로 들어온 듯 싶었고, 또 다시 밥을 물고 한 입 물었을 때, 이미 입속은 태평양을 건넌 듯 표현못할 만족감에 눈마져 스스르 잠긴다. 이렇게 바다를 물고 태평양을 건너기 여러번, 마무리로 게딱지에 밥을 담아 살살 밀고 당기다 걷어내어 입에 넣었을 때, 밥도둑이 몇 놈이나 지나가게 만든다.

밥도둑 몇 놈이 지나고 나니 포만감에 행동마져 둔해진다.

담백한 맛에 놀라고 통통하게 가득채운 게살에 놀라고 삼삼한 장맛에 놀라고 싶으시다면, 종로구 소격동에 있는 [천년기둥 큰기와집]에서 세 번 다 놀라실 수 있다. 흠이라면 반가의 음식답게 가격마져 양반스럽다는 것. 어르신 입맛 돌리시는 데는 특효!

10세 때부터 양반집을 돌아다니며 전통 음식을 배운 주인이 운영하는 곳. 7년 동안 숙성시켜 불순물과 텁텁한 맛을 없앤 후 약재를 넣어 달인 간장을 사용하고 서산에서 잡은 꽃게 중에서도 튼실한 것들로만 만들기 때문에 깊은 맛이 일품이라는게 주인장 설명. 집에서 먹을 수 있도록 Take-Out도 된다.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122-3' 전화번호 '02-722-9024' 찾아가는 방법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선재미술관과 길을 마주함.  맛 ★★★★, 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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