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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자신없는 일은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2017.01.08 16:05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창밖에 기린이 보인다? 즐거운 상상입니다. - 출처... 정보의 바다-


결과적으로 매번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증권회사에서 마케팅 부서장을 할 때입니다. CRM 전문가를 뽑아야 하는데, 저의 시야에서는 3,500명의 내부인력에는 그 일을 할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 직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회사에서는 세부 능력별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인재를 뽑아서 사후적으로 해당부서에 발령을 내는 형태로 요즘과는 달랐습니다. 꼭 찍어서 어떤 직원을 지명하면 데려와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새로운 업무이기에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아쉬운 소리 하기 싫었지만 직업 인사부를 찾아가서 사람을 찾아달라고 요청하게 이르렀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없는데요! 그럼 외부에서 뽑아야 하겠네요. 저희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떤 스펙이 필요한지 알 수 없으니 (알아서)찾아오시고 자체 면접을 보시고 적절하다고 하시면 결정하세요! 인사에서는 뒷일을 처리하겠습니다."


"뒷일이라면?"


"급여와 직급 그리고 복리후생 등에 관한 사항이죠?"


"면접할 때 조건을 맞추어야 입사여부를 결정하지 않을까?"


"현업에서는 능력만 보시면 됩니다. 면접자도 이해할 겁니다."


그때서야 인사부의 역할을 알게 되었습니다. 손해보험회사구나.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현업에서는) 보험회사 직원에게 사고 상황을 알려주고 뒤로 빠지면, (인사부 직원이 나서서)보상 결정하고 수리 공장을 정하고 하는 등의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기업 부서장이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을 뽑는 일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데, 필요인원을 직접 뽑아야 한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고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넷 구인광고에 사람을 뽑겠다고 할 것인지 난감했습니다. 


그런데 소위 업계에서 전화를 통해서 스펙을 던져 놓으니 순식간에 사람들이 구직하러 몰려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어떤 사회적 평판이 필요한지 불보듯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CRM을 가지고 박사과정을 마친 '전문가'를 면접하게 되었다. 


"제가 아마도 이쪽 분야에서는 가장 최고의 전문가가 아닐까 싶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분골쇄신 최선의 노력을 할테니"


면접자의 기개는 확고했고, 내가 모르는 영역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저는 실무적 능력을 중심으로 파악했지만, 인사부 영역인 (-) 마이너스 영역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곧 이직할 사람인지? 성실한 사람인지? 아니면 열정이 있는지? 저는 면접과 이력서로는 판단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군요. 언제부터 함께 일하실 수 있으신가요?"


저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차장급'으로 입사를 결정해 주었습니다.


인사부에서는 일사천리로 도와주었고, 당당하게 자체 선발한 전문인력이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내부 공채인력을 중심으로 인력을 조달해왔던 회사로서는 일대 센세이션할만한 상황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꽤나 전문적인 인력과 교류하며 필요한 인력을 뽑아 활용하는 능력까지 겸비한 능력있는 간부라는 사실을 더하게 된 셈이었습니다. 


업무 시작은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전산에서 데이타를 열어주지 않아서 일을 할 수 없다, 데이타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서 정리작업을 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짜야한다. 기반 시스템이 너무 취약하다는 등 불평의 목소리를 저에게 쏟아부었습니다. 그래서 관련업무 실무자를 제가 직접 찾아가 확인해보면 사실과 다른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그 '차장'이 원하는 방식으로 제공되지 않으면 불평을 늘어 놓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즉시 제공이 안되면 협조를 안해준다고 했다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실력은 있는지 모르지만 열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객분석이라는 새로운 업무가 시작되어 3개월 정도의 시간이 경과했을 때, CRM 전문가인 '차장'이 개인면담을 요청해왔습니다. 


"저, 사직하고 부동산하는 선배따라 창업대열에 서려고 합니다. 오랜시간 망설였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셔도 제 결정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런 결과도 없고 업무 성과를 발휘하지 못하던 상태였습니다. 뭔가 조짐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였고, 저도 마냥 기약없이 기다릴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 친구는 떠났고, 저는 전문직 부하직원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으로 정리되는가 싶었습니다. 


현업과 인사부가 동시에 면접관으로 나설 때는 현업에서는 일할 수 있는 능력(+플러스 요인)을 보고, 인사부에서는 문제가 될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는 (- 마이너스 요인) 역할 분담이 있다는 사실도 참고할만한 일입니다. 저는 마이너스 요인을 탐색하지 못하는 결점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후임을 경량급 '대리' 전문 직원을 선발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선발했지만, 직원의 일에 대한 태도가 달랐습니다. 처음 한 달은 야근을 밥먹듯이 하더니, 제 지시가 무색할 정도의 결과물을 쏟아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함께 하는 직원들이 열정 가득한 '대리' 전문 직원을 칭찬하는 소리가 저에게는 더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업무적 위치로 신분야를 개척해야 하는 저는 늘 이렇게 위험한 곳에 노출되어야 했고, 그때마다 저와 함께 일하는 직원의 능력보다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에 직원을 뽑는 위치에서 여러 상황에서 다양한 업무처리를 위해 많은 새로운 직원을 선발했지만, 저의 타율은 1할을 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뽑힌 후에는 더 이상 발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보상과 안정성만을 우선 요구하는 많은 이들에게 열정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더구나 창의적인 일을 하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문제에 도전하고 적극적으로 답을 찾아가는 인재를 찾아내는 방법은 어떤 것일까요? 면접 때 예의 바랐던 직원은 입사가 결정되면 모두 다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천송이코트를 외국인이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열정이 없는 전문인력이 그저 현재 자리보전하자고 새롭게 시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고 걱정스런 일입니다. (무엇인가를) 사는 것 이상으로 일하는 것을 즐기는 세대는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을 만나기 쉽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튼 제가 가장 자신없는 일은 사람을 뽑는 것입니다. ⓒ 김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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